공룡놀이

멜번은 이제 제대로 겨울에 들어선듯 합니다.
오늘 아침 기온은  2도까지 내려갔습니다.
한국의 매서운 겨울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한국의 난방 시스템에 비할 바 못 되는 멜번에서는
다들 'freezing'을 외치는 날씨입니다. 

오늘 출근하자마자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습니다.
아직도 어깨가 뻐근합니다.
 
반으로 들어서자마자
아이들과 허그도 하고
하이파이브도 하면서 인사를 나누는데,
제가 티오에게 '굿모닝'하니
우리 티오는 늘 그렇듯
'ROAR!!!'공룡 소리로
반갑게 인사를 대신합니다.
 
밖으로 나가자마자
티오는 티라노사우르스로 변신해
우리를 쫓기 시작합니다.
모두 자켓을 입고 비니를 눌러쓴 채,
아이들과 함께 달리기 시작했죠.
그러다 갑자기 티오는 샌드핏(모래 놀이터)으로
뛰어들며 외칩니다.
“여기는 깊은 물속이야! 나는 헤엄치고 있어!”

다른 아이들은 모래사장 가장자리에 모여들어
티오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히트가 “물속으로 빠지자!”고 외치자
하나둘씩 뛰어들며 모래 속을 ‘헤엄치기’ 시작합니다.
저는 속으로는 ‘Oh NO…’를 외쳤습니다.
저는 “나는 옷 젖는거 싫어!” 라고 말하고
"공룡이 물밖으로 나오려한다. 도망가자"라고 하며
아이들이 모래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기를 유도 했지만
티오는 "난 더 깊은 물속으로 들어갈거야"를 외치며   더 힘차게 헤엄을 칩니다.

저는 한참을 모래 속에서 헤엄치고 뒹구는 아이들을 모래사장 밖에서 지켜보다,
나오는 아이들을 차례로 모래를 털어주었습니다.
이 추운 날씨에 말이죠!

밀라는 오늘 입고 온 허스름한 옷을 보여주면서
'This is childcare clothes' 라고 합니다.
집에 갈때쯤 아이들의 옷을 보면
이쁜 옷을 입고 올 필요가 없어요.
저또한 같이 뒹굴고 놀기때문에
제 주변 친구들에게
튼튼한데 버리려는 옷있으면
나 주라고해서
저의 childcare clothes 로 입습니다.
 
아이들과 뛰다보면
저도 아이들도 겉옷을 하나 둘씩 벗게 됩니다.
추워도 더워도 상관않는
아이들의 자유로움과 에너지가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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