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2년간 직장 생활을 하고, 결혼한 후에는 전업주부로 아이들을 키웠다. 그러다 아이들 초등학교 3,5학년때 호주로 이민을 오게 되었다. 호주에 와서도 10여년을 아이들 키우는데 전념하느라 사회생활과는 먼 생활을 했다. 그러다 아이들이 다 크고 나니 나도 나 자신을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광고를 보고 차일드케어 공부를 하게 되었다. 영주권자에게는 학비가 저렴하니 영어 공부나 해볼 겸 시작해 보자고 마음먹었더랬다. 솔직히 그때까지만 해도 취업까지 이어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영어도 부족하고 외국인 울렁증도 있고. 그런데 이제 내가 호주정부에 소득세를 내는 Job을 갖게 되었고 어엿한 커리어우먼이 된것이다.

 

자격증을 따고 취업해서 지금까지 경력을 쌓으면서 느낀 건, 호주에서는 나이, 성별, 출신 국가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똑같은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성실함과 열정만 있다면, 거기에 어느정도 재능이 더해지면 어디서든 환영받는다. 아이들 키우느라 집에서만 지내던 내가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나서 공부를 해서 자격증을 따고, 취업까지 하고, 더 좋은 조건을 찾아 두세 번 직장을 옮겨 마침내 지금은 이 분야 사람들이 많이 일하고 싶어 하는 곳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다. 영어 실력? 물론 부족하다, 아니 잘 못한다. 30대 후반에 호주에 와서 10년 넘게 집에서 아이들만 키웠는데 영어가 얼마나 유창하겠나. 지금도 반은 알아듣고 반은 눈치로 때려 맞추고, 가끔은 엉뚱한 대답을 하기도 하지만, 어찌어찌 되긴 되더라. 그리고 지금은 정말 즐겁게 일하고 있다. 매일 일기장에 이렇게 적는다. '오늘도 아이들과 신나게 놀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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