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호주의 문화 중
제가 특히 다르게 느꼈던 것 중 하나는
바로 도시락 문화입니다.
호주로 이민 온 첫날부터
우리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하는 그날까지,
저는 가족들을 위해 매일 도시락을 쌌어요.
그 시간이 참 길다고 느낄때도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참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계란 말이, 숙주나물 백반
볶음밥과 야채 과일
파스타 샐러드/찰떡 파이

한국에서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대부분의 학교에서 급식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죠.
하지만 호주에서는 급식이 일반적이지 않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도시락을 싸서 학교에 갑니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호주는 다양한 문화와 종교,
그리고 음식 알러지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도 많고 하니
학교에서 동일한 식단을 제공하는
급식문화가 자리잡기 쉽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각자의 입맛과 건강 상태에 맞춰
준비할 수 있는 도시락이
더 보편화된 것 같아요.

불고기 덮밥
파스타 샐러드
제육볶음

이민 생활 초기부터,   
이른 아침에 눈을 떠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며 
도시락을 준비하던 
그 시간들이 쉽지만은 않았고.
때로는 피곤하고 귀찮게 느껴졌던 순간들도 있었죠.
하지만 
아이들이 점심시간에 도시락 뚜껑을 열고
 “우와~ 맛있겠다!”라고 
기뻐할 그 표정을 상상하며,
열심히 도시락에 정성을 쏟았습니다.

스팸 계란말이
치킨데리야키 김밥
치킨 조림

작고 예쁜 도시락  안에 
우리 가족의 사랑과 정성을 
꾹꾹 눌러 담았던 시간들.
그땐 몰랐지만, 
지금 돌아보니 
 행복하고 그리운 순간이예요. 

비프패티 샌드위치, 참치 샌드위치
야채 볶음밥
치킨야채볶음

이제는 나를 포함해서
가족 모두가 
사회에서 자리잡아 독립하고
스스로 도시락을 싸던, 밖에서 사먹던 
각자의 점심을 해결할 수 있는 때가 되니
이제야  
도시락으로 부터 자유를 얻은 것 같네요.

잡곡밥
닭강정
치킨윙

이전처럼 바쁘게 반찬을 만들고, 
김밥을 싸고, 
과일을 깎아 넣는 일은 줄었지만…
그만큼 도시락 속에 담았던 엄마의 마음도 
조금씩 내려놓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볶음밥
만두 계란말이 밥 덮밥
또띠야

그래도 아이들 도시락을 싸면서 
느꼈던 기쁨과 따뜻함은,
지금도  마음속 깊은 곳에 고이 남아 있어요.

참치 김밥
유부초밥과 돈가스 샌드위치

그리고 오늘도 저는 제 점심 도시락을 싸며,
그때의 추억을 살짝 떠올려 봅니다.
 
사진출처 : 📸사진직접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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