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웅 스파이더맨
남자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캐릭터는
단연 스파이더맨이죠.
헨리는 그중에서도
Super Big 팬입니다.
스파이더맨 티셔츠는 기본,
바지, 신발, 가방까지
온몸을 스파이더맨으로 도배하지요.
그리고는
친구들과 선생님들에게 한껏 자랑을 합니다.
저만 보면 스파이더맨 노래를
틀어달라고 하고,
음악이 흘러 나오면
야드를 한 바퀴 힘차게 뛰어 돌고
제 앞에 와서는
스파이더맨 포즈를 취하며
손을 펴서 저에게 거미줄을 날립니다.
스파이더맨의 등장
어제는 우리 센터 생일이었고,
그래서 오늘 월요일,
우리 모두 함께 코스튬을 입고
생일을 축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이들은
각자 좋아하는 캐릭터나 동물 복장을 하고,
선생님들도 특별한 의상을 준비했지요.
역시나 우리 헨리는
작은 스파이더맨.
그리고 그 중 한 선생님이
스파이더맨 코스튬을 입고 나타났습니다.
저는 속으로 생각했어요.
"헨리야, 오늘은 너의 날이구나!"
이럴수가
그런데 이게 웬걸,
헨리는 스파이더맨을 보자마자
혼비백산하여 저에게 달려와
제 뒤에 숨더니,
"I want Daddy!"
를 연거푸 외치며
겁에 질려 큰소리로 울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달래도 소용없었습니다,
헨리 머릿속에는
이 무시무시한 스파이더맨을
물리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아빠뿐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헨리의 마음속 진짜 영웅은
언제나 아빠였나 봅니다.
결국 스파이더맨 선생님이
조심스럽게 가면을 벗고
"헨리야, 나야 나!"
하고 말하자,
그제야 긴가민가한 표정으로
긴장을 조금 풉니다.
헨리의 귀여운 용기
겁에 질려 우는 헨리의 모습이
안타까워 꼭 안아주면서도,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요.
헨리야,
너를 스파이더맨으로부터
지켜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줄 만큼
강해 보이지 못해서 미안하구나 ^^
헨리에게는 조금은 놀라운 경험이었겠지만,
이 작은 에피소드는
저에게 오랫동안 잊지 못할
웃음과 따뜻함을 선물해 줄 것 같습니다.
다음번에는
헨리가 진짜 스파이더맨과도
용감하게 만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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