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직접촬영

올해도 만났습니다, 존재감 뿜뿜 친구들

해마다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는 설렘과 함께, 마음 켠에는 조심스러운 긴장감이 감돕니다. 유독 눈에 띄는, 개성 강한 아이들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올해의 주인공은 '토마스' '헌터'. 며칠은 모두가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조심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별다른 문제 없이 흘러갔지만  2~3주가 지나면서 아이들 본래의 성격이 드러나기 시작했지요.

토마스, 녀석의

토마스는 누구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는 아이였어요.
엄마 손을 잡고 센터 문을 들어설 때만 해도 세상 순한 같은 모습입니다. 엄마에게 떨어지려 안쓰러운 눈빛을 보내는 모습이 안타깝지요. 그런데 엄마가 문밖을 나가는 순간부터는여긴 세상!’ 돼요.

그룹 타임 원형으로 앉아 있는 아이들 사이에서 벌렁 누워 발에 닿는 친구들을 발로 차거나, 장난감을 휘둘러 다른 아이들을 다치게 하고, 노는 친구들 틈에 일부러 끼어들어 흐름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어느새 토마스와 부딪힌 아이들이 울며 제게 오는 일이 잦아졌고, 상황들을 지켜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의 마음도 요동치기 시작했어

처음엔 엄하게 혼도 내보고, 좋은 말로 달래도 보고, 무시도 해봤지만변하지 않는 아이의 모습에이건 능력 밖이다싶은 좌절감이 들었어요. 우리반에서 키가 가장 토마스를 몸으로 막아내기도 역부족.
토마스가 등원하는 요일이 가까워지면, 솔직히 두려운 마음까지 들었죠.

그러다 문득,
아이를 '바꿔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 대신 명의 소중한 인격체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다가가 보기로 했습니다.

내가 먼저 달라지니, 아이도 조금씩

어느 아침, 엄마가 나가자마자 토마스에게 다가가 조금 단호하게 말했어요.
토마스! 뭔가 잊은 없어?”
깜짝 놀란 눈으로 쳐다보는 아이에게,
나한테 허그 안했잖아. 너랑 놀고 싶어서 기다렸어.”
그러자 토마스는 금세 얼굴을 풀고 수줍게 웃으며 저에게 작은 팔을 뻗어 안아주었습니다. 아침을 그런 방식으로 토마스를 맞이 하자 어느날 부터는 토마스가 먼저 이름을 부르고 달려와 먼저 안아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날 이후,
나는 너를 사랑해. 너는 나의 베스트 프렌드야.”
라고 자주 표현해주었고, 문제가 되는 행동을 때마다
행동은 나를 슬프게 . 실망스러워.”
라고 감정을 솔직하게 전했어요.

변화는 아주 조금씩, 하지만 분명

여전히 떼쓰기도 하고 거친 행동도 있지만,
이제는 행동이 잘못됐다는 조금씩 느끼고 있다는 보여요.

다른반 선생님들도 토마스의 행동을 보면 여전히 고개를 저으며 난감해하시지만, 저는 아이가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는 느끼고 있어요. 아마 가정에서도 비슷한 어려움이 있으리라 짐작됩니다. 어쩌면 토마스 자신도 주변 어른들의 부정적인 시선을 느끼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꾸준한 애정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적어도 사람 앞에서는 자신의 분노와 격정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릴 있게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이를 통해 나도 성장하고 있어

이제는 토마스가 등원하는 월요일, 화요일, 목요일 두렵지 않아요.
오히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아이들을 통해 스스로가 배우고 성장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앞으로 토마스가 얼마나 멋진 모습으로 성장해 나갈지 기대가 큽니다.

 

다음번에는 아직도 천천히 알아가고 있는, 다른 우리 반의 특별한 친구 헌터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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